한국의 사회임금 얼마일까?

 

사회공공연구소(소장: 강수돌 고려대 교수)가 한국의 사회임금 수준을 추정한 이슈페이퍼를 발표했다. 지금까지 기업에서 얻는 시장임금과 대비해 사회임금이 개념적으로 사용되긴 했지만, 국제통계자료를 활용하여 사회임금 수준이 추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추정결과, 한국 가계운영비 중 사회임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7.9%에 머물렀다. 이는 OECD 평균 31.9%의 1/4, 북구 복지국가인 스웨덴 48.5%에 비해 1/6에 불과한 수준이다. 스웨덴 노동자가 기업에서 얻는 시장임금 만큼을 사회적으로 제공받고 있는 반면, 한국 노동자는 가계운영비를 거의 시장임금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사회임금은 왜 한국에서 노동자가 장시간 노동에 몰두하고 구조조정에 격렬히 저항하는 지를 해석하는 의미있는 자료가 된다. 사회임금이 작을수록 경제위기로 인한 생계불안 위협은 커지고, 구조조정을 둘러싼 사회적 비용도 증가한다. 

 

이슈페이퍼는 지금까지 시장임금 인상에 주력해 왔던 노동운동이 이제는 사회임금 인상운동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며, 하반기부터 사회임금 인상을 위한 ‘진보재정요구안’을 내걸고 사회적 노동운동으로 전환해 나가라고 제안한다.

 

 

<요 약>

 

□ 왜 사회임금인가?: 경제위기 구조조정과 사회임금

ㆍ 경제위기로 각국마다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고 있음. 하지만 구조조정에 따른 생계 불안의 심각성은 나라마다 다름. 이것을 설명하는 중요한 잣대 중 하나가 ‘사회임금’.

ㆍ 자본주의에서 노동자의 가계재생산은 시장임금과 사회임금 두 경로로 이루어짐. 사회임금은 노동시장에서 얻는 임금과 대비되는 개념. 노동자가 기업에서 얻는 소득이 ‘시장임금’이라면 사회임금은 실업급여, 보육지원금, 기초노령연금, 건강보험 적용 등 사회적으로 얻는 급여. 과연 한국의 사회임금은 얼마인가?

 

□ 한국 사회임금은 총가계운영비의 7.9%, 스웨덴 48.9%, OECD 평균 31.9%

ㆍ 최근 OECD가 발표한 사회복지 관련 통계치를 재구성해 사회공공연구소가 추정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 사회임금은 총가계운영비의 7.9% 차지.

ㆍ반면 영국 25.5%, 일본 30.5%, 프랑스 44.2%, 스웨덴 48.5%로 한국보다 상당히 높음. OECD 회원국 평균은 31.9%. 결국 한국의 사회임금은 OECD 평균의 1/4, 스웨덴의 1/6에 불과.

ㆍ스웨덴 노동자는 시장임금만큼 사회임금을 얻지만 한국 노동자는 거의 시장임금에 가계를 의존하고 있음.

 

□ 한국 노동자가 장시간 노동하고 구조조정 대응에 격렬한 이유

ㆍ 사회임금이 작을수록 경제위기로 인한 생계불안 위험은 커지고, 구조조정을 둘러싼 사회적 비용도 증가.

ㆍ한국의 노동자가 구조조정에 격렬히 대응하고, 장시간 노동하는 이유는 사회임금이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도 이유. 일자리를 잃으면 생계가 중단되고, 일자리가 있더라도 미래 위험에 대처하기 위해 시장임금을 비축해 놓아야 함.

 

□ 사회임금이 노동운동에게 주는 의미

ㆍ 지금까지 노동운동은 시장임금 인상운동에 주력해 옴. 이제는 시장임금과 사회임금, 두 수레바퀴를 가진 노동운동이 필요.

ㆍ사회임금은 단지 가계를 보전해주는 경제적 목적뿐만 아니라 노동운동의 발전에도 중요. 첫째, 사회임금은 노동자 내부의 평등효과와 연대효과를 촉진해 주고, 둘째, 사회임금은 계급 간 이해관계를 드러내 계급정치 토대를 마련해 줌.

ㆍ사회임금 확대를 위해 필수적 과제가 국가재정 확대. 이번 슈퍼추경을 계기로 노동운동도 국가재정에 관심 가지게 됨. 이제 사회임금 확대를 위한 ‘진보재정요구안’을 내걸고 사회적 노동운동으로 전환해 나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