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철도 협약에서 드러난 민간자본 특혜
2007년 개통 이래 수요가 예측의 7%에 불과해 막대한 국가 세금이 낭비되는 인천공항철도. 이 국책사업 부실의 출발이 민간사업자인 현대건설컨소시엄에 제공된 과도한 특혜에서 비롯되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정부는 당시 이례적으로 높은 실질수익률 10.43%(명목수익률 15.95%)을 현대건설컨소시엄에 제공했고, 사업기본계획과 총사업비도 확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민간투자법령까지 위반하며 협약에 조인했다. 이슈페이퍼는 2002년 감사원 자료를 근거로 이러한 사실들을 밝혀내고, 과도하게 책정된 수익률을 충족하려다보니 사업타당성 검토, 예측수요 분석 등에서 부실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요 약>
□ 국민적 의혹으로 등장한 인천공항철도
ㆍ인천공항철도는 4조원이 투입되는 최대 민간투자사업으로 2001년 3월 협약 체결. 현대건설컨소시엄이 30년간 운영해 원리금을 회수하는 BTO방식. 최소운영수입보장율이 90%에 달해 사실상 투자 위험 없이 수익 확보.
ㆍ2007년 개통 이후 인천공항철도의 실제 수요가 예측의 7%에 불과. 향후 30년 간 예측치의 30% 수준으로 추정됨. 지난 2년간 2,700억원의 국고보조금이 지급되었고, 앞으로 30년간 연평균 4,610억원, 총 13.8조원이 소요될 것.
□ 인천공항철도 부실, 현대건설컨소시엄에 제공된 특혜에서 비롯돼
ㆍ협약 체결 당시 컨소시엄 주간사인 현대건설은 유동성 위기로 부도, 워크아웃을 겪고 있었고 국책은행의 부채전환으로 간신히 회생한 기업. 이러한 와중에 정부는 현대건설컨소시엄에 특혜가 담긴 협약 체결.
▷특혜 1: 과도한 수익률 -> 현대건설컨소시엄에 부여된 실질수익률은 10.43%(명목수익률 15.95%). 이것은 협약이 체결되던 당시 2001년 체결된 민간투자사업 중에서도 가장 높은 수익률. 투자위험이 가장 높다는 항만건설사업의 실질수익률도 모두 9%대 수준. 시장금리와 비교하기 위해 명목수익률을 보면, 당시 국고채(10년) 명목금리가 7%였음. 30년 장기투자 프리미엄을 감안해도 명목수익률 15.95%는 과도. 또한 항만사업은 전체 운영기간 50년 중 20년만 최소운영수입보장율 80%가 적용된 반면, 인천공항철도는 운영기간 30년 내내 최소운영수입보장율 90%가 적용.
▷특혜 2: 법령 위반하며 협약 승인 -> 정부는 인천공항철도 사업 기본내용과 총사업비를 확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협약 체결. 또한 애초 고시되었던 내용과 다르게 사업이 추진되었음에도 재고시 절차를 밟지 않고 협약을 승인. 이 모든 것은 민간투자법을 위반한 행위.
□ 의혹: 정부는 왜 현대건설컨소시엄에 특혜를 베풀었을까?
ㆍ정부는 왜 이례적인 특혜를 현대건설컨소시엄에 제공했을까? 2002년 인천공항철도 사업 감사를 벌인 감사원도 이러한 사실을 확인했으나 건설교통부장관, 철도청장에게 주의, 통보 조치를 취하는 것으로 마무리.
ㆍ당시 협약 체결과정에서 정부 책임자였던 김윤기 건설교통부장관은 체결 이틀 후 장관직을 사임했고, 정부측 협약 서명자인 정종환 철도청장 역시 일주일 후 자리 떠남. 이들은 대형 국책 부실 협정을 성사시키고 사라진 셈.
□ 지분 인수 이전에 진실 규명이 먼저
ㆍ현대건설컨소시엄은 2007년 인천공항철도가 개통되자 지분매각을 통해 사업을 정리하는 작업 추진. 이미 투자이익을 실현했고 사회적 논란을 피해가려는 것으로 보임.
ㆍ정부는 인천공항철도 부실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기는커녕 인천공항철도 지분을 한국철도공사가 인수하는 방침 발표. 이는 국책 부실 사건에서 민간자본이 빠져나가려는 것을 방조하고 자신도 책임에서 벗어나려는 조치로 판단됨.
ㆍ인천공항철도 인수 이전에 진상 규명이 선결돼야. 왜 정부는 현대건설컨소시엄에 상식을 넘는 특혜 조치를 베풀었는지, 이 과정에서 정부 관료는 어떠한 역할을 했는 지가 밝혀져야. 그래야 민간자본, 관련 관료들에 책임을 물을 수 있고 이후 인천공항철도의 국가 인수 방안을 논의할 수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