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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워킹페이퍼

제목 워킹페이퍼 13-05: 진단도, 알맹이도 따로 노는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의 노림수
번호 179 분류   이슈/워킹페이퍼 조회/추천 1598  
글쓴이 연구소    
작성일 2013년 12월 18일 14시 09분 07초
링크 첨부   [워킹페이퍼_13_05]_진단도,_알맹이도_따로_노는_공공기관_정상화_대책의_노림수.pdf(325.5 KB)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은 제2의 공공기관 선진화 정책일 뿐”
사회공공연구소, “분할 민영화의 기초를 마련하면서, 공공기관 노동조합 때리기에 나서겠다는 의도”


공공기관 부채관리 강화와 방만경영 개선을 핵심으로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에 대해 이명박 정부의 공공기관 선진화 정책을 반복하는 것일 뿐이라고 비판하는 보고서가 나왔다.

사회공공연구소는 18일 발간한 워킹페이퍼 “진단도, 알맹이도 따로 노는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의 노림수”에서 지난 12월 11일 정부가 발표한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은 ‘정상화’와는 아무 관계도 없고, 오히려 공공기관 운영의 ‘비정상화’만 재촉할 뿐이며, 제2의 공공기관 선진화 정책일 뿐이라고 밝혔다. 지난 11월 14일 현오석 경제부총리가 “공공기관 파티는 끝났다”면서 파티론을 제기한 이후 노동계가 우려해왔던 사항, 즉 공공기관 부채와 방만경영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양상을 현실화한 것이라는 얘기다.

사회공공연구소에 따르면,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은 우선 공공기관에 대한 진단 자체가 잘못되어 있다. 공공기관 부채 급증에 대한 침소봉대와 책임 전가가 대표적이다. 2012년 말 기준으로 전체 공공기관의 4%인 주요 12개 공공기관의 부채규모가 412.3조원으로 전체 공공기관 부채증가규모의 92.3%를 차지하고 있어, 사실상 몇몇 공공기관이 공공기관 부채를 주도하고 있는데, 이를 명목으로 전체 공공기관 때리기에 나선 셈이라는 것이다.

또한 정상화 대책이 제시하는 공공기관의 8대 방만경영 유형ㆍ사례가 공공기관 비정상의 대표적 사례이고 최우선 해결과제인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주요 12개 기관 금융부채의 하루 이자만 214억원에 달하지만, 정부가 표적으로 삼은 직원들의 복리후생비를 모두 삭감해도 한해 수백억원 재원 절감에 그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실제 2010년 감사원의 「공공기관 선진화 추진실태」 감사에서 지적한 공공기관 방만경영 사례들이 대부분 이번 정상화 대책에서도 다시 언급되고 있다. 지난 5년 동안 선진화 정책이라는 이름으로 방만경영 근절에 매진했으면서도 박근혜 정부 들어 또다시 이를 제기하고 나선 셈이다. 사회공공연구소는 기재부 스스로 공공기관의 임금, 복지가 총인건비 내에서 정부 예산 및 경영지침에 따라서 운영되도록 철저히 통제해왔으면서, 또 다시 방만경영이 문제라고 얘기하는 것은 정치적 공세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이처럼 진단에 문제가 있다 보니 제대로 된 대책이 나올 리 없다. 공공기관 낙하산 인사 근절 방안이 빠졌다는 지적은 이미 많은 전문가들로부터 제기된 바 있다. 사실 박근혜 대통령이 강조하는 ‘비정상의 정상화’의 신호탄은 바로 지난해 대선 직후 이명박 정부의 공기업ㆍ공공기관 ‘낙하산 인사’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던 발언이었다. 정부가 제시한 부채 규모 상위 12개 공공기관 기관장 인사에 대해 사회공공연구소가 분석한 내용에 따르면, 새누리당 정권이 출범하였던 2008년 이후 31명이 인선되었는데, 그 중에서 낙하산 인사가 25명(80.6%)으로 나타났다. 특히 관료 낙하산이 15명으로 절반에 육박하고 있는데, 사회공공연구소는 부채가 많은 공공기관에는 여지없이 정부의 입맛에 맞는 관료 낙하산 인사가 임명되어, 기관의 설립 목적에 어긋나거나, 재무건전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 무리한 국책사업이라도, 정부가 강요하면 무조건 수행하는 역할을 담당하였다고 파악한다.

이와 함께 워킹페이퍼는 정상화 대책의 알맹이가 없다는 증거로 공공기관 정보공개의 실효성이 결여되어 있고, 구분회계 제도 도입 또한 형식적이며, 예비타당성조사 내실화의 구체적 방안이 빠져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그리고 공공기관 부채가 문제되는 기관은 295개 공공기관 중에 몇 개에 불과하기 때문에 경영평가에서 부채관리에 대한 평가비중을 높여 실효성을 거두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고 분석한다.

워킹페이퍼에서 주목할 만한 대목은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이 노리고 있는 점을 밝힌 것이다. 우선, 정상화 대책에서 공공요금 인상은 언급되지 않았지만, 자구책 마련으로 부채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공공기관의 사정을 들어 공공요금 인상이 논의되고 있는 점에 주목한다. 공공요금 인상은 공공기관이 손쉽게 부채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지만 4대강 사업, 해외 자원개발 등 정부 정책 잘못으로 늘어난 공공기관 빚을 국민 부담으로 떠넘기는 셈이기에 논란의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공공기관 부채 축소방안을 모색하는 것도 국민 부담을 줄이는데 목적이 있는 것인데, 공공요금을 인상하게 되면 오히려 국민 부담을 늘리는 꼴이다. 이와 관련하여 워킹페이퍼는 공공기관의 공공요금사업 원가보상률이 크게 낮다는 점에서, 산업용 전기요금의 현실화, 물류철도의 운송료 정상화 등은 검토해볼 수 있을 거라 본다.

구분회계 제도 도입에 대해서는 정부나 언론에서 지금까지 긍정적인 점만 부각되었다. 사회공공연구소는 부채관리를 위한 제도적 기반의 하나로 제시된 구분회계 제도가 공기업 민영화의 토대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수익사업과 비수익사업을 구분하여 효율적인 부채관리를 가능케 하지만,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해서 수익사업을 따로 떼어내어 자회사 설립 등을 통해 매각하는 식으로 분할 민영화가 훨씬 용이해지게 된다는 것이다.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수서발 KTX 자회사도 그 예가 될 수 있다.

워킹페이퍼에 따르면, 정상화 대책은 이미 전력 및 가스사업에서 공기업의 비중을 축소하고 민간자본의 몫을 키우는 정부의 일관된 정책방향을 반영하고 있는데, 민간부문 성장을 저해하는 요소를 축소ㆍ조정한다고 하여 사실상 우회적 민영화, 유사 민영화를 도모하고 있는 것을 그 예로 든다. 또한 부채과다기관의 경우 자산매각을 활성화하고, 부채감축을 명분으로 자산매각 손실에 대해서 불이익을 감경 또는 면제한다고 하여 자산의 헐값 매각을 부추기고 있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고 얘기한다.

한편, 기재부 중심의 관료통제 강화 또한 별로 제기되지 않았던 주장이다. 워킹페이퍼는 이번 정상화 대책의 추진체계로서 이전과는 달리 공공기관운영위원회(이하 “공운위”)의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것은 새롭기는 하지만, 실질적인 내용은 없다고 분석한다. 오히려 공공기관 정상화를 실질적으로 관리ㆍ감독하는 기구로서 제시된 ‘공공기관 정상화 협의회’의 경우 기재부 제2차관 주재로 각 부처를 줄세우기하여 구성ㆍ운영되기 때문에 말이 공운위 산하일 뿐 사실상 기재부가 주도하는 관료 TF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은 지난 7월에 발표된 ‘합리화 정책 방향’보다는 이명박 정부 하에서 추진된 공공기관 선진화 정책에 가깝고, 진행되는 양상 또한 유사하다고 분석한다. MB정부의 선진화 정책을 되풀이하고 있을 뿐이며, 선진화 정책을 추진했던 관료들이 또다시 자신들의 권한 강화를 위해 명칭만 ‘정상화’로 바꾸어 내놓은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공공기관 노동조합 때리기 또한 정상화 대책이 노리고 있는 주요한 포인트다. 이미 정부는 방만경영 중점관리대상 20개 기관뿐 아니라 295개 공공기관 전체의 단체협약 내용을 모두 전수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사회공공연구소에 따르면, 이는 공공기관 노조와의 단체협약 내용에 개입하여 단체협약 자체에 대해 손을 보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특히 기관장이 파업에 따른 문책 때문에 복리후생과 관련한 단체협약을 소신있게 추진하기 어렵다고 지적하면서 기관장이 방만경영을 적극적으로 개선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면책해주기로 하였다. 이는 과거 기관장 평가에서 파업이 발생할 경우 부정적 평가로 작용한 경우가 많아, 기관장이 과도한 복리후생을 줄이지 못하고 노조에 강하게 대처하지 못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현재 파업에 나선 철도노조에 대해 코레일이 강력 대응에 나선 것도 이러한 측면에서 볼 여지가 있다. 이에 대해 사회공공연구소의 김 철 연구위원은 “결국 노동조합과 비타협적으로 갈등을 빚다가 파업이 일어나더라도 책임 추궁을 하지 않을 테니, 파업을 유발할 정도로 강력하게 노동조합을 밀어붙이라는 주문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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