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공공硏, ‘간호 업무환경 실태조사’ 실시…의사와 관계 설정에 어려움
간호사들은 일부 의사들의 자질을 의심하며 업무에서 잘 협력하지 못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공공노조가 출자해 설립된 사회공공연구소는 순천향대학교 간호학과 전경자 교수에 의뢰해 실시한 ‘환자 안전과 간호사 건강보장을 위한 간호 업무환경 실태조사’ 결과를 최근 공개했다.
이번 연구는 국립대병원 4곳(서울대병원, 경북대병원, 충북대병원, 강원대병원)과 민간병원 1곳(울산대병원), 제주도 내 의료원 2곳(서귀포의료원, 제주의료원)에서 근무하는 52명의 간호사를 인터뷰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를 보면 간호사들은 근무시간과 교대근무에 어려움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에 참여한 한 간호사는 “제일 힘든 것은 교대근무 하는 것”이라며 “첫 나이트 출근할 때 정말 내가 이것을 평생 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진짜 많이 했고, 나이 들고 하기 낳고 체력이 떨어지면 계속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간호사는 “3교대하는 시간 외에도 시간 부족하긴 한데 어디 아프다거나 병원을 가고 싶어도 근무시간 외에 예약을 하고 가야하기 때문에 내가 당장 아프더라도 병원 못가거나 그런 상황이 많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병원 내에서 의사들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의사의 자질과 능력을 신뢰하기 어렵다 ▲의사와의 협력이 이뤄지지 못한다 ▲병원체계 미비로 의사업무를 대신 수행하고 있다 ▲의사로부터 함께 일하는 동료로서 존중받지 못한다 등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실제 한 간호사는 “의사들을 뽑았으면 제발 인성교육 좀 했으면 좋겠다”며 “업무를 하다가 일에서 문제가 생기면 트러블이 있을 수 있는데, 그런게 아니라 완전 인격적으로 무시하거나 반말을 하면 감정적으로 나가게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간호사는 “자기(의사)가 실수했을 때 만약에 제가 지적을 하면 그걸 잘 받아들이지 않고 겉으로 알았다고 해놓고 나중엔 결국 받아들이지만 '너(간호사)가 얘기해서 된 게 아니라 내가 이렇게 해서 한거다'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자신들이 속한 간호부에 대해서는 ‘병원 정책결정에 영향력을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간호사의 승진을 공정하지 못하게 처리하고 간호사 교육을 체계적으로 실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연구팀은 “지난 20여년간 이뤄진 보건의료정책의 변화와 사회환경의 변화가 병원의 경영과 조직관리에 미친 영향을 정리해보고 이에 대응해 온 노동조합의 활동을 재해석해보는 작업이 필요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간호사의 업무환경을 개선해 가기 위한 장기적인 방향과 목표를 설정하는데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연구팀은 “간호전문성에 대한 병원 내 구성원의 인식과 사회적 인식을 변화시키기 위한 간호사들의 주체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며 “간호노동의 특성을 규명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곽성순 기자 kss@docdocdo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