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약 20조원 가량의 손실을 기록했던 국민연금기금이 올해 주식투자 비중을 5%포인트 더 확대한 가운데 코스피지수가 1천100 이하로 하락할 경우 큰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오건호 사회공공연구소 연구실장은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가 지난 12월29일 내놓은 올해 ‘국민연금기금운용계획안 수정·의결안’을 보면 국내주식투자 비중은 당초 계획인 20.3%에서 17.0%로 낮아지고, 국내채권 투자 비중은 60.4%에서 69.3%로 늘어났다”며 “이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실제로는 주식투자 비중이 당초 12%에서 17%로, 5%포인트 증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연금을 재원으로 운용하는 국민연금기금의 지난해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채권과 대체투자부문에서 각각 10.33%와 3.15%의 수익률을 올렸지만, 주식부문에서 -41.2%의 수익률을 보여 전체적으로는 -0.75%를 기록했다. 이에 따른 잠정 평가손실액은 약 1조7580억원이다. 국민연금 운용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건 지난 88년 국민연금제도 도입 이후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오 실장은 “올해 주가가 1천100 이하로 하락할 경우 주식자산의 시가평가액이 12% 이하로 낮아진다”며 “공단은 주식 비중 하한선 12%를 사수하기 위하여 주식을 추가 매입해야 하는 외통수에 걸리게 된다”고 밝혔다. 결국 외국투자자와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주식시장을 비관적으로 예상해 모두 빠져나가도 국민연금기금은 홀로 주가를 떠받치며 남아야하는 상황이 발생, 국민연금기금의 자산 손실이 심각해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따라서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가 올해 주식투자 목표 비중을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오 실장은 “주식의 목표 비중을 12~15% 범위 내에서 재수정해 투자하한선을 7 ~ 10%로 하향조정해 최소한 국민연금기금이 ‘외통수’에서는 벗어나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