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8월과 10월 두 차례 한국을 찾은 ‘몸의 학교’는 혁신적인 예술기반교육의 성공사례로 꼽히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아왔다. 내전과 불평등, 빈곤과 차별에 시달리는 콜롬비아의 빈민 아동들을 세계적인 예술가로 성장시키고 빈민가를 예술교육의 요람으로 재탄생시킨 몸의 학교는 라틴아메리카, 미국, 유럽, 아시아 등지에서 활발한 해외공연을 펼치고 있다. 몸의 학교는 현재 빈민 아동 1200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하여 예술의 사회적 역할을 극대화하고 있다. 또, 2003년 유네스코 평화교육상 후보에 오르고 같은 해 콜롬비아 연방문화부가 주는 제1회 최우수문화기관상을 수상하는 등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교육기관이다. 2006년에는 학교가 위치한 까르따헤나 시 교육청의 대안교육기관 인가를 받기도 했다.
이런 몸의 학교 사례를 본 따 한국판 몸의 학교를 만들자는 제안이 나왔다. 사회공공연구소(소장 강수돌)가 발행하는 이슈페이퍼 5호(집필자 박정훈 연구위원)는 콜롬비아 몸의 학교 사례 분석을 통해 한국에 ‘서민 청소년을 위한 대안예술학교’ 창립을 주장하고 있다.
보고서는 몸의 학교 실험이 주는 시사점을 ▲대안적 삶의 기회 제공이라는 교육의 고유한 역할 복원 ▲예술을 통한 기존 교육패러다임의 혁신 ▲교육과 예술을 통한 사회통합과 사회 연대의 제고 등으로 꼽았다. 이러한 교훈을 바탕으로 한국 예술교육의 현실을 개선하는 대안을 제시하고자 제안된 정책이 ‘서민 청소년을 위한 대안예술학교’다.
현재 한국의 공교육의 현실은 초라하기 이를 데 없다. 공교육의 실종과 사교육의 범람은 이제 하나의 움직일 수 없는 현실이 된 것처럼 느껴지기까지 한다. 대안학교 역시 아직까지는 보편적 교육방식으로 자리 잡기에는 한계가 뚜렷하다. 여기에 소득격차가 가중되며 한국에서는 공교육에서 방치되고, 사교육에서 배제되고, 대안교육에는 접근하기 어려운 청소년 계층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보고서는 이러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방안으로 ‘서민적이고 진보적인 대안학교’를 제시하고 있다. 이 학교의 목표는 ▲전통적 공교육 혁신과 기존 대안교육 한계 극복 ▲기존 정규예술학교와 전통적인 예술교육 혁신 ▲한국 사회 최하층 청소년들을 교육과 예술의 진정한 주역으로 성장 ▲수도권과 지방의 문화적으로 가장 낙후한 지역을 혁신적인 예술교육의 요람으로 변화 등이다.
사회공공연구소는 2009년 전국공공서비스노동조합의 예술노동자들과 함께 ‘서민청소년을 위한 대안예술학교’를 문화공공성의 구체적인 모델로 추진해갈 것이라고 밝혔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사회공공연구소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