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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회/포럼

제목 10-8: 법인화 이후 국립공연예술기관, 어떻게 변했을까?
번호 91 분류   연구보고서 조회/추천 2602  
글쓴이 연구소    
작성일 2010년 09월 15일 00시 11분 45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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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발레단, 국립오페라단, 국립합창단의 법인화 11년
 
성공작인가? 실패작인가?
 
 
 이명박 정부의 예술기관 법인화 정책이 국립중앙극장 60년 사상 초유의 공연 중단 사태로 이어졌다. 지난 6월 국립극장 전속단체인 국립극단이 법인화되면서 예술단원들이 전원 해고되었고, 고용 안정을 보장하던 전속단원제도 폐지되었으며, 자율적이고 민주적 노사관계를 규정한 단체협약도 모두 부정당했다. 이를 목도한 나머지 전속3단체(국립창극단, 국립무용단, 국립국악관현악단) 소속 예술가들이 법인화에 반대하는 운동에 나섰다.
 
 
그 과정에서 공공노조 국립극장 지부에 속한 예술가들이 공연지연파업을 벌이게 되었다. 그러자 국립중앙극장의 경영진은 무책임하게 공연을 강행하여 뻔히 예상되던 공연 중단 사태를 야기했다. 공연강행방침으로 시민의 예술 향수 기회를 박탈한 것은 물론 예술가들의 파업권마저 침해하려 한 것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예술기관 법인화 정책의 실체가 무엇이길래 예술가들이 강력하게 저항에 나서고 있는 것일까?
 
 
9월 8일 사회공공연구소(소장: 강수돌 고려대 교수)는 [법인화 이후 국립공연예술기관, 어떻게 변했을까? -국립발레단, 국립오페라단, 국립합창단 사례 평가]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11년 전 신자유주의 정책에 입각해 최초로 법인화가 이뤄진 국립발레단, 국립오페라단, 국립합창단 등 3개 국립예술단체 사례를 분석·평가하고 있다. 이 는 국립예술기관 법인화의 실제 사례에 대한 최초의 분석 평가 시도로서의 의의를 갖는다.
 
 
현재 이명박 정부는 국립예술기관에 대한 전면적이고 무차별적 법인화를 추진하고 있다. 2010년만 해도 2월에 아르코예술극장과 대학로예술극장이 통합해 재단법인 한국공연예술센터가 출범했고, 6월엔 국립극단이 법인으로 전환되었고, 7월엔 국립현대무용단이 재단법인 형식으로 창단되었다. 뿐만 아니라 두 개 밖에 없는 국립공연예술기관 중 하나인 국립극장(공연장과 전속3단체)에 대한 법인화 정책도 계속 추진되고 있다.
 
 
MB 정부의 국립예술기관 법인화 정책은 11년간의 법인화 실험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에 근거한 것이 아니다. 현재까지 정부의 예산관련부처는 물론 문화부, 민간예술계 등 그 어느 곳에서도 법인화 사례에 대한 분석·평가 작업은 시도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는 현 정부가 ‘법인화 만능론’에 입각해 졸속으로 예술기관 법인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이 보고서의 분석이 보여주듯이 예술기관 법인화 정책의 정당성은 대단히 취약하다.
 
 
첫째, 법인화 이후 시민의 예술향수권 신장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정기공연 관람료는 인상되었고, 전체 공연 횟수는 오히려 줄어들었다. 특히 예술소외계층이 다수 거주하는 지방공연 횟수가 격감했다. 그 결과 공연예술관객층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하는 소수의 계층으로 고착화되었다.
 
 
둘째, 법인화 이후 예술기관의 지배구조는 큰 변화를 맞았지만, 여전히 의사결정구조에서 예술노동자와 잠재적·실제적 예술관객인 시민들은 배제되었다.
 
법인화 이후 예술 감독은 단체 운영 전반에 대한 전권을 갖게 되었지만 관료적 통제 장치는 온존되었다. 이사회는 관료-예술계-재계-전문가 집단 등 이 사회의 지배엘리트들에 의해 완전히 독점되었다. 반면 예술단원과 시민들은 임원 추천권은 물론 이사회에 자신의 대표를 파견할 권리조차 갖고 있지 못하다.
 
 
셋째, 법인화 이후 예술단원들의 권익이 크게 후퇴하였다. 단원평정제도는 예술 감독에 의한 단원통제시스템으로 자리 잡았고, 보수체계는 급진적 변화(연봉제, 성과급제도, 공연수당차등지급제도)를 맞아 보수의 안정성을 파괴했으며, 비정규직 단원수(준단원, 연수다원, 직제규정 이외 단원 등)의 지속적인 증가로 단원들간의 차별이 더욱 심화되었다. 이에 맞서기 위해 3단체 모두 노동조합을 결성하기는 했지만 노사관계는 여전히 권위주의적인 게 현실이다.
 
 
즉 지난 11년간 3개 국립공연예술기관의 법인화 실험 결과는 부정적이다. 법인화 이후 시민의 예술향수권은 신장되지 못했고, 예술기관 지배구조에 생산자(단원)와 이용자(시민)의 목소리는 반영되지 못했고, 예술단원들의 권익은 후퇴되었다. 요컨대 법인화는 시민들과 예술가들의 삶의 질도 개선시키는 데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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