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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PHI Issue 2013-05: 국민안전과 규제완화, 양립 불가능한 정책지향을 비판한다
번호 159 분류   이슈/워킹페이퍼 조회/추천 1320  
글쓴이 연구소    
작성일 2013년 05월 21일 16시 10분 07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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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는 ‘국민 안전’을 그 어느 때보다 강조한다. 대선 공약으로 ‘성폭력, 가정폭력, 학교폭력, 불량식품 - 4대악 근절’을 내세웠고, 인수위원회는 ‘안전과 통합의 사회’를 5개 국정목표 중 하나로 제시했다. 행정안전부 명칭도 안전행정부로 바꾸면서까지, 국민안전에 대한 의지를 확고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우려스러운 것은 국민안전에 대한 대대적 강조와 달리, 정작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했거나 그리 될 위험성이 큰 문제에 대해서는 좀처럼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보도되는 대형 산업재해나 불산 누출 같은 환경피해들이 그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대응이 미흡한 정도가 아니라, 심지어 문제를 심화시킬 수 있는 정책들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민영화와 전격적인 규제완화가 그것이다.

우리는 이 글에서 전기/가스/철도 같은 국가기간시설의 안전사고, 청주의 LG화학 OLED 생산 공장 폭발 사건, 의료사고와 환자 안전법 논쟁 같은, 일견 무관해 보이는 세 가지 이슈를 살펴보았다. 이 문제들은 다루는 정부 부처도 각기 다르고, 문제의 속성이나 사회적 영향, 건강 피해의 규모도 다르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국민안전’에 미치는 파급력이 매우 큰 생활안전 이슈라는 공통점을 갖는다. 전기/가스/철도는 시민들 개인과 사회가 작동할 수 있도록 만드는 중요한 인프라로서, 드물지만 일단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 건강 피해의 규모가 엄청난 것은 물론이거니와 사회적으로 큰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한편 대부분의 성인들이 어떤 형태로든 일을 해서 생계를 꾸려가고, 하루 일과의 상당 부분을 일터에서 보낸다는 점에서 작업환경에서의 안전보건 문제는 무엇보다 중요한 생활안전 이슈 중 하나이다. 더구나 개인의 건강행태나 의지보다는 기업의 작업장 관리 방식, 정부의 규제가 문제 발생과 해결에 결정적이라는 점에서 이는 분명한 ‘사회적’ 문제이다. 또한 질병을 치료하거나 건강을 증진하기 위해 의료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오히려 건강에 해를 미칠 수도 있다는 사실은 윤리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의료사고의 발생과 예방 역시 중요한 생활 안전 이슈가 아닐 수 없다.

이들의 또 다른 공통점은 이렇게 중요한 ‘국민안전’ 문제이지만, 이윤강화 논리와 그로부터 비롯된 민영화 혹은 규제완화 때문에 문제 해결이 좀처럼 쉽지 않거나 상황이 더욱 나빠지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이러한 문제들이 모두 박근혜 정부로부터 비롯되었다거나 현 정부에 책임이 있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국민안전’을 강조하는 정부가 정작 이렇게 중요한 사회적 수준의 안전이슈에 대해서 그 어떤 구체적 대응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우리는 박근혜 정부의 ‘국민안전’이 ‘치안(policing)’보다는 ‘인간안보 (human security)’ 개념으로 옮겨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간 안보는 국가안보나 치안보다 훨씬 포괄적인 개념으로, 정치적․사회경제적 권리들의 보장에 맞닿아 있다.

성폭력이나 가정폭력, 학교폭력 문제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가 정말로 국민안전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현재 국민의 건강과 안전에 가장 위협이 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그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다시 생각해야 한다. 국민안전과 민영화, 규제완화는 양립할 수 없다. 치안이 인간안보를 달성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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