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욕구는 무한한가? 책의 내용대로 모든 인간은 정말 평등하고, 모든 생명은 귀하게 대접받는가?
저자 강수돌 교수는 기존의 경제경영학이 희소성의 명제로 생존경쟁과 기득권 경쟁을 조장할 뿐 아니라 인간과 자연을 생산요소로 취급한다고 비판한다. 현대의 경제학은 강자를 더욱 강하게 만들고 자연과 사회를 병들게 하는 학문이며, 그 안에서 인간과 자연은 노동력ㆍ인력ㆍ인적자원 혹은 자원ㆍ물적자원에 지나지 않는다는 의미다.
강 교수는 성장과 이윤을 지상 목표로 하는 자본주의와 이를 떠받치고 있는 사다리 질서에 반대한다. “기업이나 국가가 세계 경쟁에서 승리해서 많은 돈을 벌고, 그 일부를 임금이나 복지 형태로 보상받으면 정말 행복해지는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미친 듯이 일하고 소비하는 과정에서 개인의 인격과 건강ㆍ공동체ㆍ생태계가 모두 파괴되어 버리는데, 경제성장이 대체 무슨 의미인가?”라고 반문한다. 그리고 지속가능한 성장이란 없으며 더 이상의 개발은 인류 공멸이자 자멸이라고 경고 한다.
<살림의 경제학>은 이와 같은 현실에 대한 대안의 패러다임이다. 한마디로 자율적 생태공동체에서 상부상조하고 자급자족하며 ‘소박하게 줄이면서 살자’는 것. 저자는 이것이 경제(經濟, economy)의 본뜻인 ‘살림살이 경제학’이라고 말한다.
현재 고려대(세종캠퍼스) 경영학과 교수로 재임 중인 강수돌 교수는 서울대와 동 대학원에서 경영학을 공부하고 독일 브레멘대에서 노사관계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어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미국 위스콘신대 노사관계연구소 객원교수를 지냈다. 2005년 5월부터 조치원 신안1리 마을 이장직을 수행해오며 지역 주민들과 함께 고층아파트 건설 반대 운동을 벌였고, 매주 화요일 뜻이 맞는 대학생들과 함께 초중고 아이들을 위한 ‘글쓰기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2008년 7월부터는 공공부문 노조가 만든 사회공공연구소 소장을 맡아오고 있다. 32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