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공공연구소 Public Policy Institute for People
leftmenu notice
leftmenu bottom
notice
칼럼

제목 경향: 시론- 인천공항 가는 길 '3총사'
번호 28 분류   조회/추천 1780  
글쓴이 연구소    
작성일 2009년 10월 20일 19시 13분 24초
[시론]인천공항 가는 길 ‘3총사’

인천대교가 19일 전면 개통된다. 국내 최장 다리다. 벌써부터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다리 중의 하나, ‘바다 위 고속도로’라고 야단이다. 마라톤대회, 걷기대회, 자전거 행진대회 등 축하 행사가 이어졌다.

인천대교가 완공되면서 이제 인천국제공항으로 가는 길에서는 특별한 ‘삼총사’를 만나게 된다. 이들은 모두 국가재정이 아니라 민간자본으로 건설되었다. 대신 매년 정부로부터 운영수입을 보장받았다.

민자로 건설된 도로·철도·다리

맏형은 2000년 운행을 시작한 인천공항고속도로다. 현재 인천공항으로 가는 길을 거의 도맡고 있는데도 수요가 예측했던 것의 절반에 머무르고 있다. 예측수요의 80%까지 보조금을 주기로 약속한 까닭에 지난해까지 정부가 지급한 금액이 6000억원을 넘는다.
둘째인 인천공항철도는 더 심각하다. 2007년 1단계 운행을 시작했는데, 실제 수요가 예측의 7%에 불과하다. 공항여객 인원수를 늘려잡거나 인천공항고속도로의 공항리무진 수송을 감안하지 않는 등 미래 수요를 부풀려 잡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벌써 2700억원을 보조금으로 지급했다. 예측수요의 90%까지 정부가 보전해주기로 약속했기 때문이다. 인천대교가 막내다. 인천공항철도가 한창 건설되던 2005년에 착공됐다. 지금 두 형님도 수요가 부족한 상황이어서 벌써부터 ‘세금 먹을 하마’로 여겨지고 있다. 예측수요의 80%까지 정부가 보장해주기로 했다.

인천대교 소형승용차 요금은 5500원이다. ㎞당으로 치면 악명 높은 인천공항고속도로보다도 2배 비싸다. 가능한 한 보조금을 줄여보려고 요금을 높게 잡은 탓이다. 그래도 예측수입을 채울 수 없으면 세금으로 보상해주어야 한다.
인천공항 삼총사는 닮은 점이 많다. 모두 민자사업 혈통이다. 한결같이 높은 수익률을 보장받았다. 실질수익률을 보면 인천공항고속도로 9.7%, 인천공항철도 10.4%, 인천대교 8.5%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모두 11%가 넘는 고수익이다. 올해 10년 국고채 금리가 5%대다. 정부는 장기 프리미엄 약 1%를 감안해도 6%대 금리로 조달할 수 있는 건설재원을 지금 두배로 지급하고 있는 셈이다. 삼총사마다 예측수요가 높게 잡힌 것도 이 고수익률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정부는 당장 건설비 지출을 피할 수 있다는 유혹에서 삼총사를 민자사업으로 추진했다. 초기 건설비를 줄일 수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정부의 보조금 부담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자신의 임기만 생각하는 정권들이 무책임하게 벌인 사업의 결과다. 근래 국가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크다. 획기적인 지출개혁이 필요하다.

정부가 인수, 세금 낭비 줄여야

그 첫 단추는 세금 먹는 하마인 민자사업들을 정리하는 일이다. 이미 한국철도공사가 인천공항철도를 인수하기로 했다. 민간사업자에게 면죄부를 주었다는 문제가 남지만, 공공부문이 민자철도를 인수하는 것은 옳은 해법이다. 민간자본이 운영하는 것보다는 보조금이 절반으로 줄게 될 것이다.

인천공항고속도로, 인천대교는 어찌해야 할까? 지금도 수요가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인천대교까지 가세하면 정부가 져야 할 부담이 너무 크다. 민간사업자에게 고수익을 보장해주기 위해 더 이상 세금을 낭비할 필요는 없다. 정부나 도로공사가 두 도로를 인수해야 한다.
법적 근거는 명확하다. 민간투자법은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민자사업을 해지할 수 있는 조항을 가지고 있다. 정부가 인천공항철도를 인수한 근거도 이것이다. 인천대교 개통을 맞아 이제 삼총사를 공공의 품으로 되찾아 오자. 이것이 ‘아름다운 다리’ 인천대교를 축하하는 진정한 시민 행사가 아닐까.

<오건호 사회공공연구소 연구실장>

  
쓰기 목록   답글